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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수기 성통만사 회원님들의 과외수기를 소개합니다.

[학생] 과외 수기(장소연)

작성일
2012-01-11
조회
6835
작성자
관리자

나누는 마음

 

나는 3년전에 대한민국에 입국해서 지금은 서울의 한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탈북대학생이다.

대학생활을 하기 전까지만 하여도 나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많이 어렵다고 느꼈었다.

처음 하나원을 나와서는 희망에 가득차 있었지만 그것은 반짝이는 혜성같이 금방 사라졌다.

그래도 나는 직업학교도 다니고 또 회사에 금방 취업도 되면서 내가 똑똑해서 잘된거라고 생각하며 더 많은 월급을 받고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할것이라 생각을 했지만 그것이 너무 교만한 생각이생각이였다는것을  깨닳은 것은 직장 다니고 나서 일년후부터였다.

하루 하루가 너무 힘들었고 과연 내가 계속 이길로 가는 것이 옳은가 하루에도 몇번이고 반문하였다.

그렇지만 그냥 그만두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직장이였다.

환경도 좋고 또 앞으로 나의 발전에도 좋은 직장이였다그렇지만 웬지 나는 갈수록 힘들었고 하루하루 지탱하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건강이 안좋았다.

혹시 직업병일수도 있다고 생각한 나는  다시 진로를 탐색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나는 그때까지 많이 고민하던 대학입학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학교가는 것을  조금 주저했던 것은 내가 나이가 많다는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여러가지를 생각한끝에 대학에 가기로 결심했다.

학교생활 역시 쉽지 않았지만 직장생활보다는 훨씬 즐거웠다.

우선 좋았던 것은 내가 나와 같은 탈북자들을 만날수 있었다는것이다.

솔직히 나는 내가 탈북자 이면서도 거의 같은 탈북자들을 별로 만나지 못했다.

중국에서 7년동안 숨어지내는 동안에 나는 내자신도 탈북자임을 숨겼고 또 탈북자를 만나려고도 하지 않았다.

한국에 들어와서도 친한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기보다도 내가 그다지 탈북자들을 잘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고 해야 정확할거 같다.

그런데 대학생활은 나의 그러한 페쇠적인 생활패턴을 확 바꾸어버렸다.

캠퍼스에는 꽤 많은 탈북 대학생들이 있었고 만나지 않으려 해도 만나게 되였고 또 자꾸 만나다 나니 정보교환도 꽤 되였다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나는 탈북학우들이 너나 없이 따뜻한 마음과 열정을 지니고 있음을 느꼈고 나의 이기적인 타산의 마음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남의 아픔을 자기 아픔처럼 여기고 서로 서로 도와주고 또 공부도 여기 남한 학생들 못지 않게 하고 있어서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이제까지의 소심한 나의 생활에서 탈출하여 새친구들을 사귀고 새 마음을 가지고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리라 결심했다.

나한테 또 하나의 큰 선물이 생긴 것은 올 겨울 방학부터였다.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단체에서 무료로 일대일 과외 선생님을 보내준 것이다.

나는 영어와 불어를 신청했는데 뜻밖에도 선생님을 구하기 힘들줄 알았던 불어선생님이 바로 먼저 생겼다.

방학동안에 나는 열심히 불어와 영어공부를 했고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나의 실력은 훨씬 향상되였다내가 그들로부터 감동을 받았던 것은 나누어주는 마음이였다.

추우나 바람부나 비오나 힘드나 그들은 약속시간을 어기지 않고 먼데서 나를 찾아와 성심성의껏 가르쳐주었다.

아직까지도 나만을 위하고 나의 울타리에 갖혀 있는 나에게 그들은 정말 아름다웟다.

한국에는 그들과 같은 사람들이 참 많다.

뉴스에서 티비에서 안좋은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들은 숨겨져서 드러나지 않은 것이 한국인거 같다.

1년 남짓한 대학생활에서 나는 지난 몇 년간 만났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친해졌다내가 마음을 열고 새로운것에 도전할 때 더 많은 아름다운 것이 내게 온다는 것을 깨닳았다.

내가 받은 이런 마음을 저 북녘땅에 전해줄날은 과연 언제 일가?

오늘 늦게 캠퍼스를 나서는 데 밝은 혜성이 하늘을 그으며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는 두손 모아 소원을 빌었다.

 

     2009 3 18

                     장 소연